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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펨바 효과? 김문수 경사노위 위원장에 대한 단상

호사가 김씨 2022. 10. 21. 19:18


kbs 도전골든벨 방송 캡처



음펨바 효과란?

같은 냉각 조건에서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더 빨리 어는 현상 또는 그 효과를 말합니다. 이는 35℃ 물과 5℃ 물로 실험했을 때 비교효과가 극대화됩니다.
1963년 탄자니아의 에라스토 음펨바(Erasto B. Mpemba)라는 십대 학생에 의해 처음 발견했다고 해서 붙은 명칭입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50년간 풀리지 않다가 2013년 11월 싱가포르 연구진에 의해 물의 수소결합과 공유결합의 에너지 상관관계에 의한 현상임이 밝혀졌습니다.



저 같은 문송합니다 출신 자영업자는 쉽사리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어는 점과 가까운 온도에 있는 물이 당연히 빨리 얼어야 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참 신기한 일입니다. 물리학의 세계는 참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김상중 버전)
살다보면 음펨바 효과는 물리학의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인간과 그 관계의 영역에서도 발현하고 있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누구보다도 뜨겁던 관계에서 남보다 못한 관계로 가는 경우를 본 적이 없으신가요? 혹은 갑자기 훽 틀어서 말도 안되게 반대의 경우를 선택하는 경우는요? 저는 왕왕 봐 왔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변하고 영원한 것은 없다고 합니다만
그 과정의 인과관계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몇 단계를 건너뛸 때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참 어렵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사람들은 조금 무섭게 느껴지고 본인이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든 나머지 뇌가 어떻게 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국정감사가 한창입니다.
환노위 감사에서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김문수 위원장의 과거 발언 때문에 파행이 있었습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이고, 위원장은 장관급 입니다.)



https://youtu.be/rsUk-ferusk

2019년 8월 자유한국당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김문수



환노위 소속 윤건영 의원에 대해서 "수령님께 충성하는 그런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일성주의자라고 생각한다."


등의 발언입니다.
본인의 과거의 발언에 대해서 현재도 생각이 바뀌지 않았다고 말해 국감이 두번 중단되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 김문수 위원장을 볼때면
위에서 말한 것 처럼 약간 무섭고 뇌가 어떻게 된 건 아닐까 걱정합니다.


김문수 위원장은
극좌에서 극우로 이념과 사상마저 바꾼 인물입니다.
노동운동계의 대부에서 현재는 극우세력의 선봉에 서 있습니다.



김문수는 1951년 경북 영천의 몰락한 양반 가문에서 태어났습니다. 자신의 저서나 인터뷰 등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마다 언제나 이 몰락한
양반 가문의 후예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아 그 사실이 본인에게는 퍽 자랑스럽게 여겨졌나봅니다. 몰락했지만 조선시대의 불평등한 신분제도의 최상위층 출신이라는 것을 자랑하는 것이 신분 계급적 이데올로기가 강하게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쨌든 김문수는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 서울의 빈민촌 생활을 경험하고 그때 받은 충격으로 사회운동에 뛰어들게 됩니다. 아마 노동운동에 뛰어든 이유도 엘리트 의식이 작용한 게 아닐까싶습니다.명문중, 명문고, 명문대 출신인 내가 못 배운 노동자들을 교화시키고 일깨우겠다는 엘리트 우월주의, 선민사상말입니다.

이후, 여러 문제로 인해 대학교에서 제적을 당합니다.
이 당시 방황하던 김문수를 일깨워준 건 당시 서울대학교 교수였던 안병직입니다.


(네, 맞습니다. 그 뉴라이트 이사장 안병직입니다.
식민지 근대화론을 펼치며 위안부 강제징용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인물입니다.
참 신기하게도 이 안병직도 현재는 상상할 수 없지만 예전에는 마르크스와 모택동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인물입니다.)


"꼭 대학을 나와야 하는건 아니야. 공장에서 일을 해도 되고, 그러면서 노동운동이나 혁명을 할 수도 있어."


어쨌든, 안병직의 말을 가슴에 새긴 김문수는 공장에 노동자로 입사에 노동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노조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이 사회의 차별과 부당한 대우로 힘들어하는 노동자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칩니다. 노동자 조직의 연합인 '서노련'을 만들었으나 전두환 정권의 탄압에 의해 와해되고 김문수도 구속되어 2년 6개월 동안 옥살이를 합니다.

모진 고문이 자행되고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되는 그 곳에서 매순간 인간적인 모멸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죄가 없음에도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으며 몸과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으니 없던 존경심도 생길 정도입니다.(비아냥이 아닙니다.)
그러나 출소 후 행보는 180도가 달라졌습니다.

마르크스와 레닌을 동경하고 사회주의를 '이상'으로 생각한 김문수는 한국의 자본주의가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본인의 전망이 완전 빗나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감옥 안에서 노태우의 직선제를 봤고 출소했더니 자기가 그렇게 믿었던 신념의 뿌리인 소련을 비롯한 동독 그리고 동구권 사회주의 나라들이 연쇄적으로 무너져내렸기 때문에 사회주의가 실패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김문수는 민중당의 발기인으로 참여합니다. 민중당은 당시 재야와 지하의 진보 좌파세력들이 합법정당을 만들어 제도권으로 들어가고자 설립한 정당입니다. 당연히 그들은 혁명을 꿈꾸고 있었고, 사회주의 노선을 채택하고 있었습니다. 근데 왜, 생각이 바뀐 김문수가 출소 후 2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민중당에 참여했던 걸까요?

아마 보수정당에서 러브콜이 있었다면 기꺼이 그쪽으로 갔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무도 그를 불러주지 않았고 그나마 민중당에서 자기를 찾아주니 그곳으로 간 것 같습니다. 또, 당시 민중당에 참여한 진보 인사들은 본인들이 원내로 진입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착각에 있었고 김문수도 다르지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민중의 선택은 가혹했습니다. 민중당 후보는 모두 낙선했습니다.

현실적 자괴감과 무기력함 때문이었을까요.
김문수는 완벽한 변절의 길로 들어섭니다.
3당 합당으로 거대 정당이 된 민자당으로 입당을 결정하게 됩니다.

1. 나를 어떻게 비판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 나라, 이 국가가 더 중요하다.
2. 세상이 바뀌었으니 노동운동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3. 김영상과 집권당인 민자당은 예전 군부독재 세력들과는 다르다.

라는 변명으로 본인의 변절을 변호했습니다만

1. 이완용이 나라를 팔아먹을 때도, 박정희가 독재를 했을 때도, 전두환의 신군부가 나라를 집어삼킬 때도 모두 혁명과 민족을 들먹였다.
2. 일리있지만 김문수는 운동방법을 바꾼 것을 넘어서 과거를 철저히 부정하는 자기모순에 빠졌다.
3. 변절의 최고봉이 김영삼이라는 건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3당 합당한 민자당은 5공, 6공, 심지어 박정희 추종세력까지 잔존해 있던 독재정당이다. 그런 곳에 통일민주당 인사 몇명 들어갔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등의 이유로
어줍잖은 핑계 그만대시라~


암튼, 1994년 민자당에 입당한 김문수는 1996년 총선에서 당시 민자당의 후신인 신한국당 간판을 업고 부천시 소사 지역구에 입후보해 당선되었습니다. 그토록 바라던 입신양명에 성공한 것이죠. 이후 이 지역에서 내리 3선을 했고 이것을 발판삼아 경기도 도지사 선거에서도 연임했습니다. 성공의 냄새는 달콤합니다.

김문수 선거 이력


이런 성공가도를 달리던 중, 2011년 김문순대 갑질사건이후로 그나마 친서민적 이미지가 날라가면서 중진급 정치인으로서의 정치생명이 간당간당해졌습니다.

출처 민중의소리


이후 2012년 18대 대선 새누리당 경선에서 박근혜에게 밀려서 떨어졌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에서 김부겸에게 밀려 낙선(이건 진짜 의외였음), 2018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낙선.ㅋㅋㅋㅋㅋㅋ낙선길만 걸으셨다가 박근혜 탄핵 국면때 거의 맨처음으로 탄핵에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했다가 뭐때문인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또 태극기집회에 나가서 탄핵반대를 외치면 완벽한 친박전사로 변신을 꾀했습니다. 정말 알 수가 없는 사람입니다. ㅋㅋㅋㅋ


그래도 72살이나 드시고 지금은 장관급 자리에 가셨으니 예전 본인의 선택에 아주 만족하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세상에 보다보면
아무도 들어줄 것 같지 않은데 작은 외침을 이어나가는 분들이 계시죠.
자기의 이익과 관련도 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


이루어질것 같지 않은데 꿋꿋이 목소리를 내는 이유에 대해 민주화 운동을 했던 유시민 작가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행동하는 이유요? 해야만 하니까.
왜 해야하냐면 가만 있으면 너무 못나보이니까.
기울어진 운동장 같은 현실에서 못이긴다는 자명한 사실에 외면해버리고 있으면 너무 비참하니까.
평생 비참함을 느끼고 살 수 없다.
때로 사람들은 자기를 지키기 위해 움직인다. 세상을 못 바꿀 걸 알지만 나를 지키기 위해서.
내가 존엄하게 살기 위해. 내 삶의 방식에 비천함과 비겁합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그냥 외면하면 평생을 따라다닐 것 같은 자기 비하의 감정.
그럼 내 인생은 뭐가 되지?
고생은 하긴 했는데 그래도 내 삶에 비참함은 안느끼고 살았어요.
그건 꽤 괜찮았어요.


참고
*이동형 - 와주테이의 박쥐들
*위키백과 - 음펨바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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